늘어나는 로스쿨 준비생⋯"학교측 지원 필요"
지원 확대에는 학교의 고충도
김연수 오지은 임동하 장보민 kims4all@gmail.com
2/3/2026 8:06:49 PM 등록 | 수정 2/3/2026 8:07:24 PM
기획
사회

“로스쿨 준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지원이 없어 너무 힘들어요.”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열풍으로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러 대학이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연세대학교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준비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6학년도 법학적성시험(LEET, 이하 리트) 응시생 수는 1만 7230명으로 리트 도입 후 두 번째로 많았다. 연세대도 예외가 아니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2009학년도에 비해 2025학년도 연세대 출신 로스쿨 입학생 수는 272명에서 340명으로 약 25% 증가했다. 로스쿨 준비생(이하 로준생) 증가 원인으로는 청년 취업난, 전문직 선호도 증가 등이 지목된다. 이러한 로준생 증가에 따라 로스쿨 준비에 각종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 “학교가 로준생들에게 무관심해요” ⋯ 연세대 로준생들의 목소리
취재팀이 로스쿨 입시를 준비한 연세대생 5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입시 커뮤니티와 스터디 공간이 부족하다고 가장 먼저 지적했다. A씨(문과대 19학번)는 “스터디원을 구하기도, 공간을 찾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B씨(생활과학대 20학번)는 “주변에 로스쿨생이 없어 정보가 부족했다”며 준비 과정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인턴 등 외부 활동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에게 로스쿨 준비 중 학교로부터의 도움이 있었는지 묻자, 대부분 학생회 차원의 리트 모의고사 할인 혜택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들은 “학교가 로준생에게 무관심하다”, “타 고시나 자격증은 학생복지처 특강이나 고시반이 운영되지만, 로스쿨은 그렇지 않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한 학생 다수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로스쿨 준비 경험이 있는 연세대 재·휴학·졸업생 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로준생에 대한 학교의 지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7명(20%)에 불과했다. 로스쿨 준비 유경험자 중 학교로부터 받은 도움이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18명(51.4%)이 없다고 답했으며, 모의고사 시험지 제공, 로스쿨 선배의 멘토링의 도움을 받은 학생이 각각 8명(22%)으로 나타났다.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로스쿨 준비반 신설 16명(40%), ▲외부활동·인턴 연계 14명(35%), ▲로스쿨 선배와의 멘토링 13명(32.5%) 등(중복 포함)의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로스쿨 준비반의 부재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로스쿨 재학생 멘토링과 모 학회에서 진행하는 것처럼 교수님의 자소서 첨삭이 학교 차원으로 확대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B씨와 C씨(문과대 22학번)는 타 대학의 로준생 지원에 비해 연세대의 지원이 부족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타 대학 출신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아쉬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 타 대학 상황 알아보니 ⋯ 리트 강의 운영하는 고려대, 로스쿨 준비반 운영하는 성균관대 등 다양해
실제로 타 대학들은 리트 대비 강의 개설과 로스쿨 준비반 운영을 중심으로 로준생을 지원하고 있었다.
특히 고려대와 홍익대 등은 리트 대비 강좌를 정규 수업으로 편성했다. 고려대는 현직 로펌 변호사가 강의하는 ‘행정의 이해와 논리적 사고’를 운영 중이다. 강의계획서를 참조하면, 강의 내용은 ‘리트 언어이해/추리논증 이해와 전략’, ‘예비 법조인 면접 전략’ 등이다.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있어 수강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대는 ‘상황 판단과 추리 논증의 이해’, 성균관대는 ‘언어논리’·‘상황판단과 추리논증’ 등 리트 대비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숙명여대 등은 학교 차원의 로스쿨 준비반을 운영 중이다. 성균관대는 국가고시 대비반 ‘양현관’ 내에 로스쿨 준비반을 두고 ▲특강·모의고사, ▲스터디 및 첨삭 지원, ▲열람실과 기숙사 우선권 등을 제공한다. 한양대 역시 자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 참여하는 로스쿨 준비반 설명회를 여는 등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 학교가 당장 로준생을 지원하기엔 다양한 어려움 있어 ⋯ 학교와 학생 간 추후 협의 필요해
그러나 연세대가 로준생을 위한 지원을 즉각 확대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 이는 전공과의 연계성이 낮은 로스쿨 준비의 특성과 타 대학 지원 사례에 대한 정보 부족, 추가 지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취재팀이 학생복지처 경력개발팀에 문의한 결과, 학교 측은 로준생을 하나의 집단이 아닌 전공과 준비 방식이 제각각인 개인들로 보고 있어 통합 지원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언어이해와 추리논증으로 구성된 리트 시험은 행정고시나 외교관 시험처럼 특정 전공과 직접 연계할 수 없어 학교 차원의 교수 특강이나 정규 강의를 개설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의 추가 지원을 바라는 로준생들의 상황을 전달하자, 경력개발팀은 지원에 대한 수요가 많은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타 학교처럼 로스쿨 준비반을 운영할 계획이 있는지도 물었으나, 준비반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는지 몰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경력개발팀은 전반적으로 교내 로준생의 규모와 요구, 타 대학과의 로준생 지원 정도 차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로준생만을 위한 지원 확대에 대한 형평성 우려도 제기됐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서정민 교수는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과도한 추가 지원은 다른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경력개발팀은 “학생들이 원하면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연세대의 로준생 지원은 여러 이유로 학생들의 기대와 타 대학의 지원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지만, 앞으로 학교가 학생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로준생 지원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대생들의 로스쿨 선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원활한 진로 선택을 위한 학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