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6,000건, 폭증한 S/U 신청…과제는?
'S/U 꿀강' 찾아 헤매는 학생들...제도 중간 점검 필요
남혜은 신서윤 안연진 이민규 kims4all@gmail.com
2/3/2026 8:10:20 PM 등록 | 수정 2/3/2026 8:10:44 PM
기획
사회

2025학년도 1학기 연세대의 S/U제도 이용 건수가 약 6천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U제도가 도입된 지난 2021학년도 1학기 900건 대비 약 6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도입 5년이 지난 현재, S/U제도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지만 부작용과 제도 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성적 부담 완화로 타 학과 문턱 낮춘 S/U 제도
S/U제도는 ‘학생선택에 따른 S/U(Satisfactory/Unsatisfactory) 평가제도’로, A, B, C 등으로 받은 성적을 C0 이상은 S, 그 미만은 U로 성적표에 표기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S/U제도를 신청한 과목은 성적 환산에서도 제외된다. 자신이 속하지 않은 타 학과 전공과목에 대해서만 신청이 가능하며 학기당 6학점 이내, 총 18학점 이내로 신청할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낮춰 학생들이 타 학문 분야 교과목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S/U제도의 취지다. 연세대 교무처 학사지원팀 직원 A씨는 “S/U제도는 타 전공과목에 흥미가 있지만 성적평가 때문에 수강을 주저하는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고 설명했다. S/U제도를 통해 학문 간 교류를 장려하고 학생들의 융합적인 관찰력과 사고력 배양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학생들은 S/U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희서(화생공·23)씨는 “학업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과목을 도전해 볼 수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김현주(국문·24)씨도 “학생들에게 폭넓은 학습의 기회를 주고, 성적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 “S/U용 꿀강 찾아요”···취지와 동떨어진 현실
하지만 S/U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졸업학점을 채우기 위한 제도로 이용된다는 점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약화시킨다는 점 ▲팀 프로젝트(이하 팀플)에 피해를 준다는 점이 지적된다.
많은 학생이 S/U제도를 졸업학점을 채우기 위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대부분의 단과대학은 졸업요건으로 3·4000단위(3~4학년 대상) 과목을 일정 학점 이상 이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타 전공과목을 수강하는 경우에도 3·4000단위 이수로 집계되기 때문에 S/U제도를 통해 성적 부담 없이 최대 18학점을 챙길 수 있다. 실제로 S/U제도의 이용 실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S/U제도를 이용한 52명의 학생 중 42.3%가 졸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S/U제도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이를 이용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소위 ‘S/U용 꿀강’이라 불리는 과목들이 공유되고 있다. 보통 수강하는 학생 수가 많은 대형강의나 온라인 강의로, ‘행정법(1):행정법총론’, ‘인공지능과금융공학’, ‘금용공학의이해’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강의에서는 출석만 해도 C0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인공지능과금융공학’을 수강한 이채주(사학·20)씨는 “S/U제도의 취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S/U용 꿀강’으로 유명해 수강했다”고 설명했다.
S/U제도가 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동기를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S/U제도를 신청하면 성적 산정 시 C0만 충족해도 S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4학년도 1학기 ‘금융공학의이해’를 수강한 윤별(언홍영/경영·23)씨는 “성적표에 S로 기재될 수 있는 최소 기준만 달성하자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했다”며 “강의 영상을 시청하지 않고 틀어두기만 하는 경우가 많았고, 과제도 직접 하기보다는 AI에 의존하게 됐다”고 말했다.
S/U제도는 이를 이용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함께 수업을 수강하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 의욕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 김현주(국문·24)씨는 “대형강의는 S/U제도를 이용하는 학생이 많아 전반적인 학습 분위기가 흐트러지기도 한다”며 “S/U제도를 이용하지 않은 학생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정도”라고 밝혔다. 교무처 학사지원팀 직원 A씨도 “S/U제도 신청 기간이 지난 후 바뀐 학생들의 학습태도에 고민을 토로하는 교수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S/U제도를 악용한 팀플 무임승차 문제로 이어진다. 이연우(불문·22)씨는 “S/U제도를 이용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어차피 C는 주신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팀플에서 발만 담그는 정도로 참여하거나, 최소한의 기여만 하고 빠지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책임감 자체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남은 사람만 더 고생하게 되는 구조가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윤희서(화생공·23)씨 역시 “S/U제도를 이용하는 팀원들은 회의 준비를 포함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발표 자료에 이름만 올렸다”며 “결국 나머지 팀원이 자료조사, 발표문 작성, 발표까지 다 떠맡았다”고 말했다.
■ 부작용 줄일 제도적 보완 필요해
일각에서는 S/U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서 ▲학점 기준 강화 ▲S/U 적용 가능 과목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별(언홍영/경영·23)씨는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고취시키려면 S 기준을 B0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은빈(언홍영·24)씨도 “B권으로 기준을 상향하지 않는 한, 학습 의욕 저하 문제는 개선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S/U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 과목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팀플이 평가에 반영되는 강의에서는 일부 학생의 태도가 타 학생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주(국문·24)씨는 “S/U제도의 취지만 고려해도, 성적에 부담을 덜 가지게 한다는 것은 타 강의보다 시간과 노력을 덜 소요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팀플이 중요한 강의에서는 다른 학생들의 성적에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연우(불문·22)씨 역시 “다른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은 팀플이 포함된 과목은 S/U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세대 교무처는 S/U제도의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교무처 학사지원팀 직원 A씨는 “S/U제도가 얼마나 학문 간 교류와 상호작용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 데이터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로 안정될 때까지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팀플 피해 우려에 대해 “교수자가 S/U제도 신청자를 미리 알게 해 팀 배정에 반영하거나, 팀원 개인의 참여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